박은종(본명 박화목) 시인하면 얼른 떠올려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가 동요 <과수원 길>과 가곡 <보리밭>이다. 그만큼 이 두 노래는 부르기가 쉬운 데다가 정감 있는 가락이 포근한 서정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특히 노랫말이 우리들 어린시절 하얀 눈송이같이 날리는 아카시아 꽃잎처럼, 청보리밭에 타오르는 저녁놀처럼 아련한 그리움과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누구나 즐겨 부르는 애창곡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이처럼 박은종 동시는 단순한 듯이 보이면서도 아늑한 꿈과 맑은 동심과 향토에 대한 목가적 서정성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독교적 구원의 세계로 이끌어가는 매력이 있다.